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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공연, 전시는 큰 즐거움을 주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예술의 이런 작용은 사람의 정신과 육체를 맑고 건강하게 해 그 필요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봐온 세계적인 공연들로는 라스베가스 카쇼(K Show), 오쇼(O Show), 중국의 인상서호(印象西湖), 몬트리올 카발리아(Cavalia), 파리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 뉴욕ㆍ파리 뮤지컬, 각국 오페라, 빈필 신년음악회 등이 있다. 그리고 몇 개의 올림픽, 월드컵, 국제 스포츠 행사의 개ㆍ폐회 문화행사를 TV로 봤다. 이것들에 이어 지난 7월 14일 현장에서 본 U대회 폐회식(Sharing Light : 함께 나누는 빛)은 두루 관람한 세계적인 공연들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 총감독은 폐회식의 선수입장, 애국가, 인사말 등 세레모니(Ceremony) 한계를 공연의 작은 신, 융합으로 잘 버무려 버려, 지루하지 않게 해 줬다. 특히 멋진 화법의 끌로드 루이 갈리앙 국제스포츠연맹 회장의 사랑해요, 만세, 별, 전설 등 성공 덕담(표현)은 공연의 대사(臺詞)로 들려왔다.

동서의 인류문화는 크게 다를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고 비슷하다. 피부색은 다르더라도 사람의 생각은 같기 때문이다, 폐회식에 설정된 공간구성인 한국의 난장(亂場)도 서양의 서커스 등에서 찾을 수 있다(한국은 동춘서커스가 대표적). 이 난장을 실내에 들여온 것이 나이트클럽 문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필자는 80~90년대 자의 반, 타의 반 나이트클럽을 꽤 갔었다. 술과 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새로운 세계(난장)가 있기 때문이다. 그곳은 큰 무대가 있고, 작은 무대가 2~3개 있다. 노래 등 주 무대 공연 전후 댄스걸이 무대에서 춤을 춘다. 또 주 무대 다른 공연 후 이번에는 DJ가 나와 음악에 추임새를 넣으며 객석 손님들 춤을 유도한다. 흥에 겨운 이들은 무대 옆에 마련된 공간의 조명 아래서 디스코 등 춤을 춘다. 이것을 몇 차례 반복하다 자정 전후해 집으로 갔다. 대중문화, 삶의 일부였지만 내 추억 깊숙이 자리 잡혀 있다.

광주월드컵경기장 주변 교통통제로 친구와 상당 거리를 걸어야 했다. 간식을 챙겨 6시가 넘어 동측 위쪽, 북동쪽의 예매 석에 앉았다. 서측 주빈석의 바로 반대편으로 전체가 시야에 들어온다. 타원형 운동장의 둥근 부위, 즉 남ㆍ북측 객석위에 대형 전광판이 각각 높이 서있고 북측 전광판 왼쪽에 성화가 타고 있다. 타원형 운동장 긴 부분 동측객석 아래 그라운드에 5개의 별모양 무대가 놓여있다. 중앙의 주 무대, 큰 별은 동측 객석 면과 길게 연결시켜 운동장 3분의 1쯤에 있고, 나머지 4개는 주 무대 좌우로 각각 2개씩 거리를 두고 주 무대 보다 동측에 둬 이를 에워 쌓다. U대회 앰블럼 중 U자 타원형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5개 대륙 연맹을 나타내는 상징별을 형상화 했다. 번득이는 무대배치 아이디어다. 전광판에 카운트다운이 초단위로 표시되고 북측 전광판 오른쪽 하늘에 옅은 구름에 가린 해가 빛을 잃어가고 있다. 북측 전광판, 왼쪽 성화, 오른쪽 희붉은 저녁 해를 한 컷 사진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전광판 카운트다운이 '0'이 되고 (오후 7시) 여성 브라스 밴드와 붉은 깃발의 기수단이 들어왔다. 밴드는 시작과 승리를, 깃발 또한 승리와 희망을 의미한다. 행진곡 등 연주와 기수단 퍼포먼스로 경기장 분위기를 띄우고 퇴장한다. 행사운영의 주역, 자원봉사단이 들어와 다섯 별 무대를 에워싸며 귀빈석을 향해 학익진(鶴翼陣)을 이뤘다. 무대와 관객(선수단)을 구획하는 위치 설정이다. 수 십 명의 흰옷 입은 무용수들이 5개의 무대에서 율동을 하고 k-pop 가수(딕 펑스)가 자원봉사자와 시민의 열정을 축하한다. 귀빈이 입장하고 붉은 깃발, 참가국 국기 단을 앞세운 선두 단(빛)이 들어와 그라운드를 꽉 채웠다. 선수 복 차림의 젊은이들이나 매우 자유스럽다. 이들이 들어오는 동안 음악과 DJ의 추임새와 무대의 율동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형형색색의 빛(조명)으로 나이트클럽의 분위기다. 난장이 갖춰졌다. 젊음을 위한 노래와 춤이 있어야 한다. 빛, 젊음과 통하는 k-pop이 잘 어울린다. 관람석 시민들과 그라운드 청춘들이 합창한다.

무대와 그라운드, 객석이 하나 되어 큰 공연장이다. 뒷좌석 젊은이들이 '난 널 사랑해'를 합창하니 듣는 나도 즐겁다. 광주와 젊음의 상징, 빛의 표현이 강력하다. 동ㆍ서측 지붕, 객석 중간, 그라운드의 조명등에서 발산하는 빛들이 모아져 경기장이 하얀색, 파란색, 붉은색으로 바뀐다. 여기에 축포와 긴 불꽃의 솟아오르는 빛의 조화는 글로 써내기 어렵다. 몇 개의 의식 후 4색의 빛고을 아리랑, DJ KOO(가수 구준엽)가 'U나이트클럽'을 달구고 김경호가 공연장으로 반전시켜 피날레를 예고했다. 그 곳에 있던 이들은 그 감격을 오래 간직할 것이다.


정창재 지역문화예술 평론가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