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 20년 전, 1990년대 초반 출시된 승용차를 타고 다니시는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또 자동차 운전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운전을 하라 강요한다면 운행이 원만히 이루어질지? 물론 90년대 출시 차량을 소유한 분들이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거의 대개는 낡아 고장 날 때 부품조달, 속도의 문제, 편리함 때문에 차를 바꿨든지 기능을 보강했을 것이다. 나아가 차량을 운전하는 것도 운전이 싫고 적성에 맞지 않다면 억지로 시키는 사회적 분위기는 사라졌다. 필자는 1991년 개관한 광주문예회관의 그동안 개선(혁)이 없어 피폐 할대로 피폐한 현실을 보면서 노후 시스템 등을 가진 승용차에 비유해 보았다. 광주문예회관은 시민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 나아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건설을 원하는 우리시 예술발전의 명운이 걸린 시설이다. 따라서 뜻 있는 시민들은 근심,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4월, 광주광역시의회 의원과 언론들의 개혁 요구가 빗발쳤다. 이것은 올해 처음이 아니고 몇 년째 계속된 과제다. 필자도 답답한 마음에 지난 글에 이어 2회째 글을 쓴다.
우리나라 국ㆍ공립공연장 문화는 수도권의 공연장들이 주도해 가고 있다. 공연장의 변화는 공연시장의 국제 간 개방에 따른 운영의 전문화, 높아진 국민 문화향유에 대처하고 예산절감, 수익증대 등을 위해 불가피한 현실이다. 변화가 몰고 온 시스템(조직구성 형태)은 대략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시설은 실체고 실체를 움직이는 사람을 중심으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첫째, A형 공연장이다. 완전 법인화된 시설(행정으로부터 독립)로 서울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경기도문화의전당, 성남아트센터, 의정부예술의전당, 고양시 아람누리, 어울림누리 등이다. 관장과 직원채용은 법인 인사규칙에 의해 관장은 개방형(계약직), 직원은 전문가를 채용한다. 둘째, B형 공연장은 자치단체의 소속(사업소)으로 하고 있으나 관장과 직원 상당부분을 법인 공연장과 같이 채용하며 대전예술의전당이 그것이다. 관장은 개방형, 직원은 48명 중 38명을 임기제로 채용해 전문성을 높이며 10명 정도의 일반 행정직 공무원은 예산, 회계 등 관리업무를 한다. 다음은 셋째, C형 공연장이다. 자치단체의 소속(사업소)으로 하고 관장은 개방형의 전문가를 임용하며 직원은 대다수 일반 공무원들이다(부산은 일부 과장보직을 개방형 운용). 이 경우는 부산문화회관, 대구문화예술회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다. C형 공연장들은 대다수 직원이 공무원이므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예술단 업무는 민간 전문가를 뽑아 공무원 조직과 별개로 운용하고 있다. 마지막 D형 공연장으로 전형적 관료형 공연장인 광주문예회관이 여기에 속한다. 관장과 대다수 직원이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로 순환보직에 의해 배치한다. 기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순환보직은 1986년 광역시 승격이후 거의 동일한 형태로 오늘에 이른다. 전문가라면 공연사업과장을 임기제로 뽑고, 3명의 별정직 공무원(무대2, 예술단 업무1)이 전부다. 공연기획, 홍보, 마케팅 등 전문성, 연속성이 요구되는 현장에서 깡그리 무시되고 있다. 또 공연장 무대작동, 음향, 조명 등 시설운영은 기능직 공무원들이 맡는다. 이들의 순환보직이 공연장 간에 이루어지 않고 엉뚱한 상수도사업본부 등과 하므로 항상 새롭게 숙련과정을 거쳐야 하고, 할 만하면 또 엉뚱한 곳으로 전출 한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수준 높은 음향, 조명, 위험한 무대작동 등이 원활할 수 없다.
지난 4월 22일 광주시의회 238회 회의록(홈페이지 참조)에서 C의원의 질문에 대한 시 관계자의 답변은 답답하다. C의원은 시립예술단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관장의 개방형화를 제안한다. 이에 대해 공연사업업과장이 보완적인 직위이므로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한다. 결국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아니다. 필자가 문예회관 개관 20년째인 2011년, 관장 부임은 17번째였다. 산술적 근무기간 평균은 약 1년이 조금 넘는다. 더 세부적으로 보면 6개월 근무자도 3명이 있다. 평가제도도 미약하고, 책임도 따지지 않는다. 또 공연장 CEO는 경영의 문제로 공연사업과장은 보완적 직위가 못된다. 이런 여건 하에서는 피폐해질 수밖에 없질 않겠는가? 또 C의원의 시립예술단 출연료 문제 지적의 답변 또한 변명에 주력한다. 물론 착복 등 부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살펴봐야 한다. 예산집행은 공무원들이 4단계를 거쳐 한다. 전문성, 연속성의 부족에서 발생한 것이다. 공연장 문화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목표로 하는데 6대 광역시 중 가장 뒤떨어진 시스템이다. 광주문예회관 조직시스템을 다시 점검해 보고 대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정창재 지역문화예술 평론가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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