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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이란 광주서 대구, 대전으로 공연 보러 다닌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오페라 '로엔그린'을 대구서 봤고, 대전으로는 11월 중순, 영국 런던 국립극장이 2007년 제작, 10년 이래 세계 최고의 연극으로 평가받으며 각국 공연장에 영상으로 송출되는 '워 호스'를 보러갔다. 지난 8월 국립극장의 '워 호스'를 못 봐 내 아쉬웠다. 대전이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갖춰 국립극장에 이어 공연 해 다행이다. 국립극장(1만5000원)보다 낮은 1만원으로 시민에게 서비스한다. 대전은 대략 6~7년 전만해도 모든 면에서 광주보다 작은 도시며, 예술은 불모지였다. 예술에서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은 예술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고 투자와 공무원들 아이디어들이 빛난 결과다. 대전예술의전당은 광주문예회관보다 14년 늦게 문을 열었다. 헌데 공연의 자체제작, 유치 등을 위해 연간 30~40억원 예산을 시가 전당에 지원해(광주는 1~2억원)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이 문화향유를 하게한다. 대전은 왜 그럴까. 시민의 정신적 행복과 다음 세대가 성장 후 행복을 누리도록 예술교육을 시키는 것이다(예술과 인간 행복문제는 지면상 생략).

몇 년 전 전당 옆 대전시립미술관의 유명 국제전들이 생각나 공연 전에 미술관에 갔다. '극사실주의 특별전 : 숨쉬다' 주제의 전시다. 입장료가 1만원, 꽤 빵빵하다. 극사실주의(Hyperrealism)는 1960년대 후반부터 뉴욕과 독일 등 유럽 각지에서 일어난 새로운 사조다. 첫 전시실, 우측에 수위가 서있고 좌측에 작가인 듯, 서양인 노파가 앉아 있다. 노파는 윗옷, 자켓을 머리 위로 끌어올려 스카프처럼 쓰고, 치마를 입고 앉았는데 바지 같은 아래 속옷이 보여 바로 쳐다보기 민망타. 애써 외면하고 15작가 작품을 봤는데 사진보다 더 사실적이다. 네 전시실을 관람하고 도록을 사려는데 없다. 메모하려고 다시 1전시실, 노파가 앉아있는 입구로 갔다. 노파가 작품일 거라는 생각이 얼핏 들어 가까이 가 보니 Lomered라는 조각 작품이다. 웃음이 터져 나온다. 착각했다는 말을 경비원에게 하려고 뒤 돌아 서너 발작 떨어진 경비원에게 가서 '노파가 작품'이라 말하려는데 서있는 경비원도 마크 시잔 작품이다. 혼자 한참 웃었다. 세계적 미술관, 전시 등 작품을 두루 봤는데 대형 극사실주의 기획전은 처음이다.

영국 마이클 모퍼고의 소설 '워 호스War Horse'는 제1차 세계 대전(1914~1918) 동안 주인공인 말 조이의 험난한 여정을 그리면서 세계 제1차 대전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인간들이 벌인 끔찍하고도 용서받을 수 없는 전쟁을 인간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아군도 적군도 아닌 조이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일깨워준다. 어린 말 조이는 앨버트 아빠가 경매를 통해  농장으로 사온다. 13살 앨버트는 마음씨 착한 순박한 아이로 아빠가 사온 말을 조이라 이름 짖고 동생을 사랑하고 가르치듯 조이를 키워 나간다. 술을 좋아한 아빠는 말을 안 좋아하고, 조이를 팔아 어려운 농장 유지를 하려한다. 세계 제1차 대전이 벌어지고 조이를 팔고자 작심한 아빠는 앨버트를 심부름 보내고 기병대 니컬스 대위에게 판다. 늦게 니컬스 대위를 찾은 앨버트는, 조이에게 군 입대를 해 찾겠다는 말을 하고 대위에게는 잘 돌봐줄 것을 신신당부한다. 조이는 훈련을 거쳐 연대 최고의 군마로 성장하고, 배로 프랑스로 건너가 독일 군과 대치한 전장에 투입된다. 첫 전투에서 니켈스 대위가 사망하고, 전쟁이 격화되면서 조이의 고난은 시작된다. 조이는 첫 전투에서 포로가 돼 독일 군 야전병원의 부상병 이송 수레 끌기, 포병부대 포 이송 등에 참여해야 했다. 영국군의 승리로 독일 군 진영을 탈출한 조이는 한없이 달려 완충지대에 이르고 가까스로 영국군 가축부대로 온다. 가축부대에 입대한 앨버트는 일행과 파상풍에 걸린 조이를 살려내고 죽을 고비를 넘긴 말이 조이임을 알게 된다. 세계 제1차 대전이 끝나고, 앨버트는 에이미 할아버지가 사준 조이와 고향마을로 돌아온다. 그동안 조이가 만난 말은 조, 탑손, 하이니, 코코, 조랑말들로 서로 도우며 어려움을 이겨낸다. 또 니켈스 대위, 사무엘 퍼킨스 하사, 슈트어트 대위, 워런 기병, 프리드리히, 루디, 에이미, 할아버지, 데이비드, 마틴 소령, 벼락 상사 등이 보인 각자의 휴머니즘은 조이가 험난한 전장 터에서 살아남게 한 힘이자 우리 인간의 소중한 본성일 것이다.  

영상으로 본 연극은 몇 가지를 시사한다. 첫째, 방대한 전쟁 장편소설을 제한적인 무대에서 표현되는 연극으로 묘사해, 영국의 연극 수준을 보여준다. 둘째는 조이를 포함한 말이 실제 말로 착각할 정도로 정밀하게 제작된 말 인형이 감탄스럽다. 또 말의 감정까지 표현해 내는  3명의 말을 움직이는 전문단원들의 연기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셋째는 이를 기획한 프로듀서의 혜안과 연극을 전파로 파는 노력들이 존경스럽다.


정창재 지역문화예술 평론가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