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일요일 쉬는 날, 혼자 서울 공연을 보러가야 했다. 한 작품만을 위해 서울 왕복은 많은 시간 소요로 비경제적이다. 꼭 봐야 할 작품이 지금 공연 중이나 일정을 맞추지 못해 오늘은 부득이 한 작품에 수 시간을 투자하게 됐다. 필자를 서울로 끌어올린 작품은 국립발레단 '베토벤 교향곡 7번 &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이다. 제목으로는 한 작품이나 2개 발레 작품을 공연한다. 필자의 관심은 '봄의 제전'에 있었다. 이 관현악곡은 발레곡으로 작곡 됐지만 서양음악의 큰 획을 긋기 때문이다. 바흐(1685~1750)를 거쳐 베토벤(1770~1827)에 의해 형식이 완성된 서양음악은 이후 변화를 거듭해 오다 쇤베르크(1874~1951), 스트라빈스키(1882~1971)에 의해 20세기, 현대음악의 구축을 보게 된다. 르네상스 이후 300여 년 동안 서양음악을 지배해온 조성 체계와 결별하고 무조음악, 12음 기법 등을 사용하게 되며 그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가 '봄의 제전'이다. 이 곡들을 교향악단 연주로 듣고 싶었는데 악단 연주에 맞춰 발레가 공연되니 즐거움은 2배다. 또 이 공연을 보고 싶었던 다른 이유는 발레를 하는 광주시립무용단을 생각하면서였다. 광주ㆍ전남사람들은 어느 지역보다 예술적 DNA가 탁월하다. 그래서 한국의 예향이라 하지 않았던가. 현재 규모를 갖춘 한국 내 전문 발레단은 4개다. 국공립으로는 국립발레단과 광주시립이 유일하다. 39년 전인, 1976년 예술이 척박하던 때에 발레장르를 시립예술단 장르로 선택했던 탁월한 정신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에서 강력한 리듬과 원시주의적 색채가 강한 선율로, 어렵다는 작품을 단원들은 잘 표현해 냈다. 평범했던 국립발레단이 단원 신장(키)을 높이면서 본격 두각을 드러낸다는 평이다.
우리 인류는 예술을 떠나 살수 없다. 특히 음악은 사람의 정신세계와 관계를 가지면서 유아기 아이의 뇌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또 성인에게는 엔터테인먼트를 가져다줘 활력을 북돋운다. 현재는 이런 요소들을 산업화 시켜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동서를 막론하고 지배계급이 예술을 발전시켜 왔으며 현대 국가시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공립예술단을 만들어 예술발전에 앞장서 왔다. 예향광주는 1969년 만들어진 광주시민교향악단을 1976년 시립교향악단 창단을 시작으로, 무용단, 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을 시립으로 창단하고, 1989년 국극단, 1994년 국악관현악단을 시립으로 창단하였다. 그리고 1982년 창단, 1988년 해단한 극단을 2012년 재창단함으로써 7개의 예술단을 운영한다. 현 인원은 300여 명이고 공채를 거쳐 뽑혀, 예향광주의 대표예술인이자 자존심인 것이다. 2000년 이전까지는 시립예술단은 잘 운영해 왔다. 1991년 복합문화시설인 문예회관이 건립돼 황금기를 맞으며 타 도시의 벤치마킹이 됐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국내외 공연판도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다. 그 판도는 공연시장의 개방으로 세계유수 공연이 몰려오고, 타 지역들의 과감한 투자, 운영시스템의 개선, 특히 광주는 시각예술(미술, 디자인 등)의 집중에 따른 공연분야의 위축 등을 들 수 있다.
시립예술단이 경쟁력을 갖는 일, 즉 시민들(관객)로부터 사랑을 받기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난번 글에서는 문예회관과 시립예술단을 운영하는 시스템과 그 사람들(CEO, Staff 등)이라 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머니(돈, 예산)다. 시스템과 사람은 시립예술단을 운영하는 기계와 엔지니어라면 예산은 기계를 움직이는 윤활유이기 때문이다. 단원보수는 타 지역도 마찬가지나 5시간 근무제로 온 임금을 주지 않는다. 가정이 있는 30대 후반~50대에게는 부업을 강요하는 형국으로 전념을 어렵게 한다. 많은 공연과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습과 이에 따른 시간외 수당 등이 필요하게 된다. 2015년 교향악단의 예산을 보면 광주는 40억 원 인데 대전이 55억 원으로 15억 원이 많다. 부산, 대구, 인천이 각각 50억 원(포괄적 편성으로 정확히 구분 지난)이 넘는다, 잘 한다는 수도권의 부천 필이 50억 원에 육박하고, 수원시향은 50억 원이 넘는다. 이런 여건에서 광주시향에 대해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시립예술단 내외부에서는 예산을 방만하게 쓰고, 특정업체에 편중계약을 한다는 비판들이 있다. 이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55:40 예산 규모에서 40예산이 방만할 수가 없다. 필자도 경험한바 한국무용의 경우 섬세한 재료와 디자인, 무용의 무대배경 그림을 그리는데 지역의 패션, 배경 그림 작업에 한계가 있었다. 지속적인 업체 육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제 시립 예술단을 싸고도는 내외의 의심의 눈초리를 버려야 한다. 예술단별로 후원회를 만들고 회원을 늘리자. 또 관장은 윤장현 시장을 졸라 예산을 늘여가야 한다.
정창재 지역문화예술 평론가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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