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잘 사는 데는 공장과 기업만 필수적일까. 지금 강진군은 예술과 문화로 변화와 혁신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번 글은 강진군의 예를 들어 글을 쓰지만, 이를 본받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필자의 소망이다. 올해 전남일보 기사 중에 필자의 심금을 울린 2건의 강진군 기사가 있다. 첫째, '군민의 힘…강진군 장학기금 150억 돌파'(지난 1월 28일자 10면)와 둘째, '문화로 지역 살린다/감성여행 1번지로…강진군의 역발상 실험(무명가수촌, 문화관광재단, 감성농박)' (지난 3월 31일자 1, 7면)이다. 강진군은 잘사는 지역이 아니다. 우선 통계적으로 보면 4만 명의 인구, 예산 2829억 원(재정자립도 7%)에다 지역 내총생산은 6177억 원(2011년 기준)으로 전남 22개 시ㆍ군 중 19위다. 이런 경제적으로 약한 지역이 2005년 강진군민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인재육성이 목표였다. 우선은 힘들지만 사람 키워 내는 것이 잘사는 첩경이고,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 한다는 점을 우리는 밥 먹 듯 말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그런데 강진은 해냈다. 특히 2012년부터는 1군민 1계좌 갖기 운동으로 어려운 중에도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어 냈다. 군청홈페이지에서 군민장학재단 사이트에 들어가면 2006년부터 기탁자 명단이 나온다. 기탁 액은 1만원부터 시작한다. 2008년 기탁자 수를 보면 4021명이다. 4만 군민의 10분의 1이다. 이렇게 10여 년간 264억 원을 조성해 다양한 장학 사업에 114억 원을 투자하고 현재 150억 원이 관리되고 있다. 대단한 금액이다. 금년은 약 4억 원을 투자한다. 150만이 사는 광주광역시의 빛고을 장학재단이 약 2억2000만 원을 지급한다. 그리고 193만 도민이 사는 전남도의 전남인재육성재단이 약 7억5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강진군의 장학사업은 대단한 규모다. 사람에 투자하는 것은 거짓이 없는 법! 시골 강진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서울대, 고려대에 진학해 고시, 변리사가 배출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키워준 강진군을 죽어서도 잊지 못할 것이다. 이제 강진군의 인재육성은 단순히 강진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과 인류에 이바지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국내 문화계의 유력 교수가 강진을 '남도 답사 1번지'라 했다. 대구면 일대가 9~14세기 우리 문화의 으뜸인 고려청자 생산 집적지로서 그 규모를 헤아릴 수 없는 데다 조선시대 대표 실학자 정약용 유배 문화, 전라병영성과 하멜 유적, 영랑 김윤식 문학 등 고려시대부터 이어지는 한국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해낸 역사 때문일까? 필자 고향이 완도 약산이다. 중학교부터 광주에서 다니는 바람에 마량 →대구ㆍ칠량 →강진읍 →성전은 왕래 길의 필수지역으로 닿도록 다녀 눈에 선하다. 이 지역을 너무 잘 안 때문인지 '남도 답사 1번지'라는 표현도 맘에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더욱이 그동안 강진이 가지고 있는 문화유적을 더 연구, 홍보하고 이용하는데 소홀한 때문일 수도 있다. 군수는 강진의 문화자원들을 원석에 비유한다. 이제 빛이 나는 귀금속으로 만들어 내기위해 문화관광재단을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관광산업을 해 보겠다는 것이다. 시군단위에서 관광재단을 만들고, 관광업계 종사자를 대표로 뽑는 것은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여기 이르기까지 많은 연구와 고민 그리고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지난해 광주시 모 자치구에서 문화예술 발전 프로젝트를 만드는 자문회의에 참석했다. 필자는 문화전당이 개관되면 관광산업이 필요함으로 자치구에서 적극적으로 관광사업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관계공무원들이나 참석자들 다수가 "그건 시에서 할 일이지 구청에서 할 일이 아닐 텐데요?" 해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했다. 우리시의 구청과 군청의 역할이 다를 수 있지만 이런 강진군의 역발상은 대견하다.
관광은 문화예술을 파는 것이다. 대동강 물을 파는 김선달식 발상이 필요하다. 한국, 전남사람이면 다 누리는 문화를 내 것이라 팔면 되는 것이다. 강진군이 팔고자 하는 것 중 핵심이 대중음악, 음식, 강진문화자원, 농가 체험, 전통시장 등이다. 무명가수 촌을 만들어 은퇴가수,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을 불러 모으고 도시민들을 유치해 농촌 감성민박을 한다고 한다. 장학재단을 꾸려가듯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강한 강진 군민들은 다음달 5월부터 '감성여행 1번지 강진'을 일궈 낼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의견을 덧붙인다면 국내관광객도 중요하지만 부자들이 많고 돈 잘 쓰는 중국 절강성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 이들 유치를 위해서는 대구 청자 유적지를 활성화 하고 도예가를 더 모아 고가의 작품을 만들어 내야한다. 그리고 한식도 최고의 재료로 한 상에 200~300만 원짜리 밥상을 개발해 그들을 유혹해야 한다. 끝으로 중국 관광객이 자주 찾는 뷰티 숍도 있어야 할 것이다.
정창재 지역문화예술 평론가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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