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조기 음악(예술)교육이 학생자살과 국민들의 불행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에 이어 한 번 더 사람 정신세계의 힐링(카타르시스)과 예술에 대해 독자들과 교감하고자 한다. 필자는 1996년부터 2013년 1월까지 줄곧 문화예술행정을 담당해왔다. 때문에 한국과 광주의 문화예술 판을 잘 알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활기찬 시동을 건 것은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다. 광주는 2000년 전후까지는 잘 해왔다. 한국의 예향으로 회자되고 그 위에 1995년 광주비엔날레가 개최됐으니 아시아에서도 드문 도시였다. 서울도 광주를 부러워했다. 2002년 발표한 문화지수는 광주가 1위였다. 예술 활동과 향유가 제일 활발하다는 거다. 노무현 정부가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결정당시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 문화지수와 광주비엔날레였다.
광주문화 판은 2000년 이후부터 정체의 길을 왔다. 물론 미술ㆍ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리고 전남도청에 문화전당을 짖고 있었으나 기초예술 발전과는 거리가 있었다. 10여년이 넘게 정체되는 동안 광주기초예술은 앙상한 가지처럼 힘이 빠지고 금방 꺾어질 찰나에 이른 것들이 더러 있다. 과거 활발했던 장르로서 시들해 지는 분야가 오페라다. 관현악도 어려운 처지지만 시립교향악단이 있어 명맥이 유지된다. 민간에서만 제작되는 오페라는 금년에 2개 작품 정도가 어렵게 공연됐다. 우리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한다. 세계를 향한 문화도시에서 오페라가 시들어가고 있다면 소도 웃을 일이다. 예술도 산업시장과 꼭 같아서 민간영역이 강해져야 한다. 시(市)나 문화재단이 할 일은 '민간 분야를 강하게 해주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타 지역은 2000년대 이전의 광주예술 판을 동경해 왔다. 우리를 모델로 투자와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구는 시립오페라단과 공연장이 오래전 만들어졌고 오페라, 뮤지컬 축제를 매년 개최한다. 대전은 전략적으로 매년 새로운 오페라 작품들이 무대에 올려 지도록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전시청에 들렸는데 교향곡을 틀어주고 있었다. 부산은 늦은 감이 들었는지 오페라하우스를 서둘러 건립 중이다. 언어구조나 기량 면에서 남도사람들이 성악 등에서 으뜸인데 이젠 광주를 예향이라고 말을 꺼내기가 민망 할 지경이다.
오페라는 첫째, 산업적으로, 둘째, 예술로서 사람 정신세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건강한 시민을 육성해 내는데 일조하는 예술이다. 사람은 종합예술을 좋아하게 마련이다. 종합예술은 연극 → 오페라 → 뮤지컬 순서로 발전했다. 오페라는 그리스 연극을 부활시키려는 노력 끝에 이탈리아에서 탄생한다. 연극보다 음악이 중심이다 보니 음악으로 분류한다. 뮤지컬은 오페라와 비슷한 구조로 영국에서 시작됐다. 뉴욕에서 다양한 무대와 무용이 더해지면서 연극의 한 장르로서 오늘에 이르렀다. 연극, 오페라, 뮤지컬 세 장르 모두 세계의 무대에 올려 진다. 나라에 따라 다르나 오페라는 클래식한 것, 뮤지컬은 조금 진보한 것으로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돈이 되는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페라의 발전 없이 이뤄내기 어렵다. 두 장르 모두 종합예술로서 연극, 관현악, 성악, 무용, 무대미술 등의 발전을 견인한다.
우리는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적다. 그리고 이탈리아어 등 외국어로 듣는 경우가 많다. 당연 어렵다고 느껴질 것이다. 자주 듣고 훌륭한 성악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답이다. 파리는 세계적인 국립오페라극장이 2개다. 유명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무대인 '팔레 가르니에', 1989년 문을 연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이 있다. 파리는 '바스티유'를 통해 입장료를 10만 원대로 대폭 낮춰 서민에게도 관람기회를 준다. 더욱이 문화대국다운 면모는 문화를 통한 미래세대의 육성이다. 그것은 '바스티유'등에서 8~22세 청소년, 대학생들에게 '오페라, 연극과의 10개월 프로그램'으로 실시된다. 물론 오페라 성악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미래세대에 대한 문화마인드 향상으로 건강한 시민육성과 향후 관객개발에 목표를 두고 있다.
오페라는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주옥같은 아리아, 간주곡 등이 잊혀 지지 않는다. 아무리 어려운 처지의 사람도 좋은 음악을 듣고 나면 시름을 이기게 될 것이다. 오페라는 규모가 크고 전문공연장이 필요해 순회공연이 어렵다. 광주의 경우 어느 정도의 작품을 올리는데 1~2억 원이 든다. 시가 민간단체에 행ㆍ재정을 늘려주면 민간단체는 신이나 좋은 작품을 만들 것이다. 시민은 오페라를 통해 행복해 지기를 바란다. 시민은 행복추구권이 있으니 말이다.
정창재 한국문화예술 정책연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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